수어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하신 후 현장에서 수어통역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요? 처음 수어통역센터에 입사한 후 만난 농인분께서 수어통역사 자격증 취득한 후 수어통역사로 활동하면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결국 저도 수어통역센터를 그만두었지만요.^^
서울이나 경기도 등 윗지방은 프리랜서 수어통역사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아랫동네는 수어통역센터 소속이거나 근로지원이거나 종교활동 중에서만 수어통역을 하는 정도 일 겁니다. 수어통역센터에 소속되지 않은 비상근 수어통역사들도 있지만 다른 생업을 가지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어통역센터의 수어통역사와 농인의 근로지원인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작성된 글이오니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바랍니다.
수어통역센터 - 수어통역사
수어통역센터 수어통역사의 채용공고는 한국농아인협회 중앙회 홈페이지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 종사자 구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아인협회 중앙회 채용공고
http://www.deafkorea.com/sub_board/employment.php
w4c(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
http://www.w4c.go.kr/fcltNotice/jobSearchList.do
어느 회사에서 일을 하든 채용공고가 자주 올라오는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이런 회사의 문제는 첫째, 뽑아야 할 전문 인력이 없다. 둘째, 근무환경이 나쁘다. 셋째, 구인자의 눈이 높다.입니다. 뽑을 전문인력도 없는데 근무환경도 좋지 않으면서 구인자는 눈이 높아 지원한 구직자를 채용을 하지 않고 끊임없이 2차, 3차, 4차 공고를 띄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제 개인적인 소혜입니다.
먼저 수어통역센터의 업무를 보겠습니다.
1. 수어통역 - 수어통역일지 및 업무일지 작성
- 행사, 농인 개인 등 수어통역을 나가게 되면 업무일지와는 다른 수어통역일지를 작성합니다.
- 수어통역일지는 통역일시/통역장소/농인이름/통역방법/통역종류/통역내용으로 작성됩니다.
- 통역장소: 사무실, 병원, 00동 등
- 통역방법: 수어, 필기, 중계, 음성통역 등
- 통역종류: 민원, 병/의료, 취업, 생활, 대외행사, 학교, 기타 등
- 통역내용: 예) (생활통역) 보일러 고장 - 수리 방문접수
- 수어통역사는 통역 외에도 농인들의 상담도 많이 하는데 그때는 상담으로 따로 분류하여 작성하게 되어있습니다.
- 이렇게 작성된 수어통역일지는 상반기, 하반기, 연간으로 통역실적 통계내어 구청(예산받는 곳) 및 보건복지부에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 업무일지는 보통 수어통역을 했으면 9시~12시까지 수어통역과 관련내용을 작성하시고
14시~15시 회계업무 처리, 00 업무처리 등으로 작성합니다.
수어통역일지와 업무일지는 센터 소속의 모든 직원이 해야 할 공통업무입니다. 아래부터는 담당일 때 하는 업무들입니다.
2. 회계
- 예산, 급여, 사회보험료, 퇴직금, 원천세, 연말정산, 회계감사 등
- 회계업무 담당자는 매월 직원들 급여 등 필요 예산을 구청에 예산(보조금)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출한 후엔 다시 구청에 예산에 대한 정산보고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 급여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원천세(직원들 소득세 등) 신고와 연말정산 업무와 회계감사 업무가 있겠습니다.
- 자부담 회계(입,출금,결산 등)
3. 인사관련
- 직원 채용에는 인사위원회, 서류전형, 면접전형 등 일반적인 업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 입ㆍ퇴사에 따른 사회보험신고도 해야 하며, 구청에도 종사자 입퇴사 보고를 해야 합니다.
- 수어통역사들의 개별 연가를 관리하여 연가 사용 독려 등 필요
- 직장 내 의무교육 실시
4. 각종 일지(대장) 관리
- 차량일지, 시설물 안전점검. 시간 외 근무 대장
- 차량일지는 수어통역사들이 출장통역 때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우면 센터 차량을 이용하지요. 그때 이동 거리, 차량운행 거리, 주유기록 등을 꼼꼼하게 작성해 두는 서류입니다.
5. 교육사업(수어교육 외)
- 수어교실 운영하는 센터는 수어교실 강사료, 수강생 강의료, 출석부, 수료증, 수료식(종강식) 등 업무가 있으며 만약 수어교실이 보조금 예산으로 운영되면 예산 사용에 따른 정산도 해야겠지요.(지출 증빙 서류 등)
- 수어교육 외 문맹 농인 대상 한글 교육 사업도 진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6. 교양, 복지 사업
- 농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양(꽃꽂이, 가죽공예, 커피, 제과제빵 등) 수업 진행
- 봄/가을 야유회, 무장애관광 등 복지사업 진행
7. 후원, 기부금영수증
- 후원자 관리, 일반후원, CMS후원 등
- CMS 연계 후원자는 기부금 영수증을 따로 발급하지 않고 국세청에 자료등록 처리
- 이외 후원자는 후원인 필요시마다 기부금 영수증을 수기로 발급해 드립니다.(중앙회)
- 매년 전체 후원금에 대해 기부금 영수증을 중앙회를 통해 발급
8. 기타
- 이 밖에도 다양한 업무가 있을 것입니다. 사회봉사 시설로 지정된 센터라면 VMS 관련 업무를 해야 하고, 사회복지사 실습이 가능한 센터는 관련 업무, 운영위원회, 비품 관리 등등 수어통역 외에도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 수어통역사 호봉은 이전 게시글에 나와있으니 참고 바랍니다.(이전 게시글 보기)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2023년 기준 4급 1호봉 2,073,500원 (2023년 최저시급 기준 월급여 2,000,960원)
근로지원인 수어통역사
근로지원인 수어통역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위탁받은 시설의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말합니다. 근로지원인 서비스 제도란 중증장애인근로자가 담당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갖추었으나 장애로 인하여 부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근로지원인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수어통역사들 중 농인의 근로지원인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없더라고 수어가 가능하신 분은 누구나 근로지원인 수어통역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근로지원은 채용공고는 어디에 있을까요? 농아인협회 중앙회에 종종 채용공고가 올라오긴 하나 제가 사는 지역은 전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농인분들이 지인을 통해 통역사를 추천받거나, 아는 사람으로 연결되어 근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근로지원인 자리를 구하던 중에 농인분의 소개로 현재 이용자 농인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참으로 천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근로지원인은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없으면 최저시급을, 자격증이 있으면 자격증 수당을 20% 적용받습니다. 그리고 이용자가 1명인지 3 명인지에 따라 월급에 차이가 큽니다. 3명의 이용자에게 수어통역을 제공하면 최저시급의 150%를 시급으로 받습니다! (해당 내용도 이전 게시글을 참고해 주세요!)
월 급여만 비교했을 때 현재 자격증이 있는 수어통역사 근로지원인 분들은 하루 8시간 풀타임 근무하시면 급여가 240만 원입니다. 센터소속 수어통역사 4급 7호봉이 241만 원으로 월급으로만 비교한다면 근로지원인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단, 근로지원인은 각종 수당이 없고 이용자가 휴무일 때 본인 연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급여에서 빠집니다.
1일 일당이 92,000원이기 때문에 무급으로 쉴 경우 조금 어렵겠지요. 근로지원인 급여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2880만 원 정도 됩니다. 대략 수어통역사 4급 3호봉이 월급여 215만 X12개월 + 추석/설 260만 = 284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내년도 최저시급 9860원으로 확정이 됐죠! 최저시급이 오르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급여도 최저시급에 맞춰 5급 1호부터 조정이 됩니다. 농인 1인 기준 자격증 소지자(1년 이상경력자) 근로지원인은 2024년은 최대 246만 원이겠네요.
근로지원인의 경우 농인 근로자의 통역을 담당하기 때문에 업무의 강도가 현저히 낮습니다. 업무는 농인 이용자분이 다 보시고 필요할 때 전화통역이나 업무 관련 통역뿐입니다. 때문에 개인 시간이 많고, 책임 소재가 없어 마음이 좀 편하겠지요. 일 관련하여 생각할 이유도 없고 사실 기계적으로 통역사, 전달자의 역할만 할 뿐입니다.
관련 내용을 알 수 없어 주로 전화가 오면 필담으로 전달합니다. 업무 고유의 단어들과 내용들이라 수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사실 청인들의 말은 너무 빨라서 저 같은 초보 수어통역사는 타이핑으로 다 기록을 해두고 이용자분과 확인한 후 다시 전화 등으로 내용을 전달해 줍니다.
단점은 앞서 말했듯이 이용자 분이 안 계실 때 무급. 얼마 전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이용자분이 쉬셨는데, 이용자분이 제 일당 빠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하시는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사무실 열쇠나 업무 관련 시스템에 접속할 권한이 없어 통역 때 해당내용을 숙지하지 못하니 도대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사무실에 조금 일찍 출근하는 스타일인데 열쇠가 없어서 밖에서 덩그러니 기다렸던 경우가 있었어요. 초반에 몇 번 그런 경험을 한 후로는 되려 늦게 출근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특히 비 오는 날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것이 조금 서글펐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분가 업무적으로 미숙할 때 전화로 안 좋은 소리를 듣거나, 관리자가 안좋은 소리를 하는 것은 수어통역사의 몫입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지만 욕은 내가 먹는다. 종종 청인들이 너무 차갑게 말하여 이 내용을 그대로 전달해야 하나 그런 고민이 드는 때도 있습니다.
수어통역사 최고의 목적지는 근로지원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소속감이 없는 것과 이용자 부재 시 무급이라는 점 외에 업무 강도에 비해 임금이 낮은 편이 아니며, 근로지원인(본인 원소속 기관이나 지역에 따라 다름)의 경험이 추후 수어통역센터에 입사할 때 80% 경력인정을 받을 수 있어 신입 수어통역사들은 근로지원인을 먼저 한 후 4~5년 경력이 쌓이면 수어통역센터로 이직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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